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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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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700&key=20200714.22021002231
칼럼 /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책임연구원, 정호원 총괄이사
‘측은지심’과 ‘책임’이 사라져 가는 사회
‘측은지심(惻隱之心)’이란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네가지 마음인 사단(四端), 즉 ‘인(仁)·의(義)·예(禮)·지(智)’의 단서(端緖) 중 ‘인(仁)’에서 우러나오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남의 일 같이 여기지 않는 착한 마음’을 말한다.
맹자는 인간과 인간 사이를 잇는 마음, 즉 사랑이라고 할 그 마음이 바로 측은지심인 ‘동정심’이라고 생각했는데, 동정심을 가짐으로써 타인의 느낌을 공감하며 그럼으로써 자신을 보살피고 자신의 가족을 보살피듯이 타인을 보살피게 된다는 것이다.
동물이 사람과 다른 것은 동물에게는 이러한 사단이 없이 주로 먹고 번식하고자 하는 식(食)·색(色)의 본성에 의해 행동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을 ‘측은지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맹자의 말과는 달리 동물에게도 자기 새끼를 위해 희생하는 등 최소한의 ‘측은지심’이 있다고 믿고 있다.
회사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이전한 이후부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고 있다. 전철역까지 보통 걸음으로 5분 정도 걸리지만 동네의 작은 공원에 캣맘이 만들어 놓은 길고양이 급식소에 어떤 문제는 안생겼는지, 몇일 동안 안보이는 아기 길냥이인 점박이와 꼬리가 짧은 길냥이 꼬막이가 혹시 밥 먹으러 왔는지 이런저런 소소한 궁금증으로 천천히 둘러보며 걷다보면 15분이 더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또 하나의 소소한 삶의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공원에서 작은 소란이 벌어진 후에 공원 한 켠에 ‘길고양이를 학대하면 2년 이하의 징역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적힌 플랭카드가 걸려졌다. 공원 옆의 빌라건물 주인이 길고양이 때문에 동네가 지저분해진다는 마뜩잖은 이유로 몰래 급식소를 부숴버렸다는 제보를 받고 캣맘의 요청에 의해 시청에서 설치해 놓은 것이다.
전철 타기 전까지 캣맘들이 부지런히 동네 여기저기 사료와 물을 소중히 담아두는 모습을 보고, 전철을 내린 후에도 회사까지 걷는 동안 또 다른 부지런한 캣맘들을 보게 된다.
그 분들은 극성맞은 별종의 사람들이 아니라 그렇게 동네 길냥이 급식소에 먹을 것을 채워 놓아야만 마음 편하게 자신의 가족과 식사를 할 수 있고 또 공장에 출근하고 회사에 출근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진 평범한 우리 이웃 사람들이다.
가끔씩 내가 힘을 보탤 부분이 없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봐도 그 분들은 수줍게 “괜찮습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조용히 웃으며 말하곤 부지런히 급식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자신이 공장에 다니며 힘들게 번 돈의 일부를 뚝 떼어서 사료를 사고 물을 사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저녁마다 그렇게 한다.
공원 길고양이 급식소 맞은편 나무 아래에 비에 젖은 비둘기 몇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곳에는 ‘동네가 더러워지니 유해조수인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합니다’라고 적힌 또 다른 플랭카드가 걸려 있다. 동네 주민의 민원으로 주민센터에서 설치해 놓은 것이다.
똑같은 길 위의 동물인데, 고양이에겐 먹이를 주어도 되고 비둘기에겐 안된다고 한다.
비둘기가 글을 읽을 줄 알고 사고하는 지능이 있다면 그 입장에서는 참으로 슬퍼할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집을 지키는 용도로 개를 마당에 묶어놓고 사람이 먹고 남은 잔반을 먹이던 시대에서 이제 한 개에 몇 만원 하는 간식을 먹이고 사회성 함양을 위해 유치원에 보내는 시대로 변하고 있는데, 이는 심화되는 사회 경쟁 속에서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는 교감(交感)과 반려(伴侶)의 대상으로 개나 고양이를 선택하여 가족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어찌보면 필수불가결한 사회현상인 것이다.
그렇게 사람 스스로 선택해서 집에 들이고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키우느라 정(情)도 들었을 법한 생명을 키우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거나 또는 문제행동을 한다는 이런저런 이유로 남몰래 길 위에 내다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선택권이 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는 반려동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이다.
거실의 구석에 오줌을 싸는 것은 자신과 동료(가족)의 체취가 가장 적은 곳에 배뇨를 하는 습성 때문이고, 혼자 두면 낑낑거리는 것은 무리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에 필요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며 또한 초인종을 누르면 짖는 것은 자신과 동료(가족)의 영역을 지키려는 경계본능에 의한 것으로써 사람의 입장에서의 이러한 “개의 문제행동”들은 개의 입장에서는 동물적인 본능에 따라 행하는 지극히 자연스런 행동인 것이다.
만일 최소한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반려동물의 이런저런 ‘문제적 행동’을 문제행동으로 인식하지 않고 함께 행복한 동행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의 동물적 습성과 행동을 이해하고 사람과의 생활 규칙을 훈련시킬 수 있는 지식을 배우고자 노력을 하는 ‘책임’을 끝까지 다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그것이 동물적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반려동물과 달리 논리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사람’이라는 자격으로서의 의미가 있는 것이며 진정한 가치(價値)일 것이다.





